속물처럼 들리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사실상의 인생의 목표는 돈 벌기다. 여기서 목적과 목표를 구별한다면 목적은 여유 있게 살기 위해서, 애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등등 결과적으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직접적인 목표는 결국 우리들의 사상 속에서 돈 벌기로 귀결되고 만다. 이러한 돈 벌기의 중요한 목적 중 또 하나가 내 집 갖기, 즉 좋은 집을 내가 소유하며 사는 것이다.
최근에 나 역시 좋은 집에 살아야겠다는 일념 하에 수십 집을 둘러보다가 결국 내 집을 장만하는 큰 일(?)을 벌이고 말았다.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전셋값이 계속 오른다고 하니 이러다간 전세값, 이사 비용으로 남 좋은 일만 시킬 거 같아서 오래 살 생각으로 덜컥 집을 계약했다.
드디어 내 집을 갖게 됐다는 생각으로 기쁘기도 하지만 대출 걱정도 해야 하고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면서 여전히 먼 회사로 출퇴근할 생각하니 어깨가 무거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내가 즐겁지 않은 것은 이상과 현실의 차이다. 왜냐면 난 아래 같은 집에서 살고 싶었거든.
신기하게 대부분의 TV 연속극에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없다. 거의 항상 단독 주택 아니면 옥탑방이 배경이고 간혹 원룸에 사는 경우만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아파트가 사람 사는 재미는 덜 해서가 아닐까?
우리나라는 2천만의 인구가 서울, 경기도에 밀집해서 살고 있으니 수도권에서는 넓은 집에서 “땅땅” 거리며 살기가 힘들다. 반면에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인근 지역을 보니 다 단층이고 2층 집이 없을 정도로 넓게 산다. 땅이 넓으니 뭐 띄엄띄엄 사는 거지. 하지만 심심하게.
우리나라를 벗어난다면 미국의 단독 주택보다는 유럽의 단독 주택이 더 풍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내 꿈은 깐느 해안가에 이런 집을 사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꿈이니까 말이다.
역시 문제는 돈이다. 그리고 이런 집 사면 편할까? 관리인들 둬야지, 여기저기 수리비 나가지, 방범 신경 써야지.
하지만 난 그건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여러가지 것을 대량 생산의 편리함과 맞바꿨다. 대량 생산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캐주얼 옷은 누구나 쉽게 사입을 수 있고 멋진 모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엄마가 짜주던 정성 어린 스웨터는 절대 돈 주고 살 수 없다. 내 집이란 그런 의미가 깃들여 있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