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고 발전하는 것들은 아름답다. 더하면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반대로 정체되고 변화가 없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무슨 말인가하면 우리가 무언가에 호감을 가지는 경우 그것들은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인 것이라는 말이다. 아무리 현재는 좋은 것이라도 긍정적인 변화가 없다면 사람들은 점차 좋다는 생각을 잃게 되고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인기가 많다는 연예인들도 매번 변신을 거듭해야 살아남는 것이 그와 같은 이유다.
연전에 KBS에서 드라마 “태조 왕건”이 할 때다. 이 드라마는 최고 시청률 60.5%로 한국 드라마 중 손꼽히는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었다. 초반부에는 신라의 지배 체제가 약화되면서 지방 세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때 단연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 바로 궁예다.
궁예는 신라 왕족의 서자 출신으로 차별을 받았지만 본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일가를 이루고 결국 후고구려를 건국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배우 김영철씨가 전체 200회 분량 중 중반 이후까지 출연하면서 왕건과 대립하고 결국 몰락할 때까지 열연했는데 그 연기가 아주 훌륭해서 드라마 몰입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고 난 거기에 추가로 궁예의 "성장 스토리"가 시청률을 높였고 궁예에 대한 인기와 신드롬을 낳지 않았나 생각한다.
드라마에서 아직도 재미있었다고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궁예가 종간(김갑수 분)과 함께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얻고 세력을 키우는 성장 과정이다. 서자여서 힘이 없었던 그가 다양한 에피소드를 거치면서 점차 세력을 키운 스토리는 현대 사회에서 똑같이 "성 to the 공"에 이르는 과정을 직장이든 사업이든 투사해볼 수 있었던 것이고 “성공 모델” 또는 "영웅"으로서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줄 수 있었고 곧 그것은 궁예라는 역사적 인물의 평가마저 보다 긍정적인 측면으로 바꿔 놓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성장하는 것이 아름다운” 예를 여러 분야에 적용해서 생각해봤더니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지 않나 싶다.
- 나이에 있어 청소년기는 가장 아름답다. 청소년기가 가장 몸과 마음이 부쩍 크는 시기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청소년기를 지나고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남자를 우리는 "아저씨"라 부른다.
- 나이와 다르게 자기를 발전시키는 사람들도 우리는 멋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고졸이지만 검정고시로 대학 공부를 하고 자기만의 능력을 발전시키거나 사업을 성공시키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 우리는 주목한다. 하지만 이미 성공했고 더 이상 모험을 하지 않고 운영만 잘하는 또는 모험을 하더라도 실패하는 회사의 사장님 또는 자제분에 대해서는 멋지다는 인식을 가지지 않는다.
- 그래서 사업 성공 스토리를 기초로 하는 드라마는 대개 어느 정도 시청률이 나온다. 회사가 커지고 사장과 직원이 어렵지만 열심히 회사를 키우는 과정이 아름답고 멋지기 때문이다.
- 기술 제품 같은 것들은 끊임 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CD 플레이어 같은 것은 이미 정체된 기술이라 기술적으로는 더 바뀔 게 없지만 쇼핑몰에서 보면 계속해서 모델명을 바꾸고 디자인을 바꾸는 것은 바로 아직도 뭔가 발전하고 좋아진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인 것이다.
- 신기술은 일반에 알려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비용 문제 등으로 망할 수 있는데 조금만 더 버틸 수 있다면 그 이후는 폭풍 성장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 회사도 그렇다. 페이스북, 텀블러가 그런 경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비슷한 서비스도 여럿 있지만 가장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게 된다. 사실 아직 성공 전이지만 사람들은 그 발전 과정을 알게 모르게 주목하는 것이다.
- 내가 일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더라도 계속 기능을 개선하고 추가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이미 성공한 카카오톡도 계속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 사례로 싸이월드가 있을 수 있다. 역시 계속 바뀌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서비스를 확장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보다는 예쁘게 보이는 데 치중했고 수익 창출을 좀더 우선시하지 않았나 싶다. 사람들은 더 예쁜 제품도 좋아하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더 우수한 제품을 더 좋아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목표는 성공이겠지만 성공 이상으로 중요한 게 바로 과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과정을 얼마나 멋지게 끌어나가느냐도 성공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닐까?